전영세씨와 찬별이

찬별아, 너의 흔적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어
전영세씨와 찬별이 이미지
찬별이에게...
찬별아, 안녕!
너를 안내견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온지도 어느덧 다섯 달이란 시간이
지났구나.
새로운 생활에 적응은 잘 하고 있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무척 보고 싶다.
우리집 앞에 있던 너의 화장실도 이제는 시멘트 바닥으로 깔아서 너의
그 짭잘한 흔적도 찾을 수가 없어졌고, 심지어는 옷장에서 옷을 꺼낼
때마다 나오던 너의 흰색 털도 이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아직 남아 있는 찬별이의 온기를 느끼며…
전영세씨와 찬별이 이미지
가끔씩 이런 일도 생기는데, 새벽에 무슨 소리만 나면 잠에서 깨어나 옆방으로가 너의
밥그릇을 찾고있는 때도 있고, 우리 딸한테도 ‘빨리빨리와!’ , ‘안돼!’라는 말을 외치며
무언가를 재촉하기도 한단다. 아 참,니가 가고 나서 약 일주일 후에 니 동생이 태어났는데 이름은 솔미라고 지었어.
찬별과 솔미… 몬가 공통점을 이름에서 찾을래야 찾을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다 같은 의미
아니겠어?
찬별이가 남기고 간 추억들
전영세씨와 찬별이 이미지
갑자기 너의 발냄새가 맡아보고싶어졌어. 모든 향수의 원료로 써도 손색이 없는 너의 발냄새!
어떤때 맡으면 크레커나 쿠키같은, 또 어떤때는 구수한 청국장과 같은 그리고 어떤 때는
톡쏘는 타바스코소스같은… 그 오묘한 냄새가 정말 맡아보고싶다!! 내가 이렇게 얘기했다고해서 일부러 발 냄새 많이 나게 하려고 발에 땀내지 말아라.
그 발냄새 너 혼자서도 많이 묻히러 다녔었지! 우리집 뒷산, 서울랜드 광장, 안면도 수목원
등등… 니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면 정말 기쁜데 왜 내 가슴은 콩알만해졌을까?
찬별아, 어딜 가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내렴!
새로운 식구들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엄청 좋은 환경과 좋으신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들었어.
견생역전이 따로 없구만! 적응은 잘 하고 있겠지? 어디 가든 적응력 하나는 끝내줬잖아.
클래식 공연장의 그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코 골면서 자고. 또 공연 끝나고 사람들 박수 치니까 일어나서 귀 긁고, 하하! 남들은
다 네가 공연 잘 듣고 같이 박수치는 줄 알았다는구나! 그래야 찬별이지! 새로운 집에서도 코 많이 골고 하품 많이 하고 응가 잘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항상 잘 걸으렴. 그렇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마!
힘들면 쉬면서 물도 마시고 그래야지!
찬별이와의 추억을 가슴에 담아두고…
몇 달전에 내가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던 지갑을 잃어버렸지 않겠니?
돈도 많이 들어있었고 카드도 있었고 신분증도 있었고 무엇보다 내 손때가 많이 묻어있는 지갑이었는데… 그런데, 카드랑
새 지갑이랑 다 정리를 하고 보니까 내가 잃어버린 지갑은 생각도 안나더라!
뭔가 연상이 될만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꼭 잃어버린 지갑 생각을 하면서 참 안타까워하고 그러는데… 그런데 몇 달이나 지났는데도 그 생각이 나는걸 봐서는 앞으로도 그럴거 같애.
어렸을 적 그 무언가도 아직까지 생각나듯이 말이야. 다시 찾을 순 없지만 가끔씩 문득 오랫동안 생각나는거… 그런게 추억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너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줄이려고 해...
찬별아! 항상 밝고 활기차고 행복하렴~
너의 세번째 아빠로부터
다른 이야기 보러 가기